사랑을 기다리는 도시, 파리를 찾아서
프랑스 파리
“파리의 거리는 예기치 못한 일로 사람을 흥분시키는 생동감이 넘쳐흘렀다. ……나는 파리에 자주 오지만 올 때마다 꼭 흥분을 느낀다. 이 도시의 거리를 걸으면 무슨 모험이라도 하는 기분이 드는 것이다.” - 서머셋 모옴의 <달과 6펜스> 중
파리는 작은 유럽이다. 유럽의 모든 것이 모여 있다. 섬나라인 영국과
대륙을 연결하고, 북구와 지중해를 연결하며 스페인을 건너 아프리카와
동구를 연결하는 곳이 파리다. 유럽의 다양한 문화가 만나고 헤어지는
중심, 그곳이 파리다. 모든 화가들은 파리로 몰려들었으며, 시인과 소설가는 파리에 집필실을 마련했다. 1만 곳이 넘는 파리 카페는 단순히 차를 마시는 곳이 아니라 미술과 문학의 새로운 사조가 만들어진 장소다.
파리는 이렇게 전 세계에서 몰려온 이들이 자신만의 공간을 가질 수 있
는 곳이다. 가난한 유학생은 천장이 낮아 하루에도 몇 번씩 머리를 부딪치는 다락방을 가졌고, 세련된 여성에게는 하루 종일 둘러봐도 질리지 않는 쇼핑의 거리가 있다.
파리는 연인과 같은 도시다. 언제나 사랑한다는 말을 기다린다. 섬세한
손과 세심한 눈길을 바란다. 노트르담 성당, 에펠 탑, 개선문과 루브르
박물관은 전 세계에서 몰려온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대지만, 파리가 이들 모두를 사랑하는 것은 아니다. 스쳐 지나가며 포도주나 몇 잔 마실
생각을 한 사람들, 혹은 사진이나 몇 장 찍고 말겠다는 마음을 가진 이들에게 파리는 아무 것도 보여주지 않으며 그들을 붙잡지 않는다. 노트르담 성당에 가면 꼽추 콰지모도의 슬픈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수많은
어머니들이 몸을 기댄 채 기도를 드렸던 손때 묻은 차디찬 돌기둥을 쓰다듬어 봐야 한다. 에펠 탑에 오르면, 300m 정상에 올라 즉흥곡을 친
다음 에펠 탑 건립 반대 서명을 취소한 작곡가 구노의 음악을 떠올려주
어야 한다.
“종이여 울려라, 센느 강은 흐르고 우리는 남는다. 인생은 왜 이토록 더디고 희망은 왜 이토록 격렬한가. ”센느 강변을 걸으면서 아폴리네르의
시를 떠올리지 않으면 30개의 다리마다 서려있는 사연을 느낄 수 없다.
파리는 받은 사랑만큼 가슴을 열고 속내를 보여주는 도시다.
파리 개요
프랑스의 수도인 파리의 면적은 약 106km2 로 서울 전체 면적의 약 1/6이다. 긴 지름이 12km, 짧은 쪽이 9km인 타원형 도시 파리의 한가운데로는 센느 강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흘러간다. 강 이남을 센느 강 좌안, 강 이북을 센느 강 우안이라고 부른다. 아폴리네르의 시로 유명한 미라보 다리, 가장 오래된 퐁 네프 다리, 바스티유 감옥을 헐어서 나온 돌로 건설한 콩코드 다리 등 30개의 다리가 센느 강의 우안과 좌안을 연결하고 있다. 타원형 도시 외곽으로는 페리페리크Pe´riphe´rique라고 하는 순환 도로가 파리를 감싸고 있다. 파리 시 서쪽과 동쪽에는 각각 불로뉴 숲과 뱅센느 숲이 자리잡고 있어 파리 시에 맑은 공기를 공급한다.
우안은 샹젤리제, 오페라, 엘리제 궁 등이 있는 지역으로 상업과 정치의 중심지로, 좌안은 소르본느를 비롯한 대학들과 아카데미 프랑세즈, 출판사와 서점이 많이 있어 프랑스 지성의 산실로 구분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요즈음은 이런 구분이 옛날에 비해 많이 없어진 편이다.
센느 강 한가운데에는 노트르담 성당이 있는 라 시테 섬과 생 루이 섬이 있다. 노트르담 성당 앞 광장은 프랑스의 모든 도로가 출발하는 기점으로, 광장에는 별 모양의 동판으로 제로 포인트를 표시해 놓았다. 이 섬이 기원전 3세기경 켈트 족의 한 부족인 파리지 족이 처음 터를 잡았던 곳으로 시테 섬은 파리 시의 역사가 시작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파리는 지형 상 파리 분지의 일부이다. 해발 180m인 몽마르트르 언덕이 가장 높은 지역일 정도이니, 300m 높이의 에펠 탑을 지었을 때 파리 시민들이 놀란 것도 이해할 만하다.
흔히 파리 사람들을 가리켜 파리지엥Parisien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파리에 산다고 해서 모두 파리지엥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진정으로 파리를 즐길 줄 알고 속속들이 다 아는 사람만이 파리지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진정한 의미의 파리지엥은 파리에 사는 250만 명이 아니라 몇천 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파리는 그만큼 깊고 오묘하며 살아 있는 동물과도 같은 도시이기 때문이다.
파리 여행 시 주의사항 및 요령
파리는 아롱디스망Arrondissement으로 불리는 20개의 구로 나뉘어져 있는데, 호텔을 정할 때에는 가급적 9, 10, 11, 12, 14, 18, 19, 20구는 피해야 한다. 이곳에는 아랍 인, 흑인 거주지, 환락가 등이 모여 있다. 19, 20구는 치안 문제가 있을 수 있다. 13구는 차이나타운인데, 베트남 국수집이나 중국 음식점들이 많고 고급스럽지는 않지만 깨끗한 호텔들도 많다.
허니문이라면 6, 7, 8, 15구가 좋고, 가족 단위라면 7, 8, 15구의 호텔들이 좋다. 시내 오페라 지역도 좋은데, 가격이 상당히 비싸고 예약을 해야 한다. 파리의 고급스러운 호텔은 8구나 오페라, 방돔 광장 주변(리츠, 파리 인터내셔널 등)에 많이 모여 있다.
패션 관련 출장자들에게는 5구나 6구, 또는 오페라 근교(생 토노레 가와 백화점이 모여 있는 오스만 가가 가까움)가 좋다. 산업 전시회 참석 차 파리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파리 산업 전시회가 파리 시내 인지 아니면 드골 공항 인근인지에 따라 구분된다. 파리 원단전(매년 3월과 10월), 건축, 인테리어 전인 메종 오브제, 에어쇼 등은 파리 드골 공항 인근 전시장이나 드골 공항 주변의 부르제 공항에서 열리기 때문에 드골 공항 근교의 호텔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파리 시내까지의 거리 약 20km와 교통을 감안한다면 불편한 점이 없지 않다. 파리 시에 위치한 포르트 베르사유Porte Versailles 전시장에서는 프레타 포르테, 바티마(건축전), 파리 자동차전 등이 열리는데 파리 시내 15구가 위치상으로는 가깝지만 파리 시내라면 어디든 무관하다. 파리 서쪽 외곽 신도시인 라 데팡스에는 최근에 지은 호텔들이 많다.
파리를 관광할 때는 요일별로 박물관과 명소, 고성 등의 휴관일을 미리 파악해 두어야 한다. 파리에서의 박물관 관람은 루브르, 오르세, 베르사유, 퐁피두 순으로 보면 좋다. 만약 둘만 고른다면 물론 루브르와 오르세다. 더 시간이 나면 로댕 미술관, 피카소 미술관을 추가할 수 있다.
주소 : Paris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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