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 쉴피스 성당

Église Saint-Sulpice

<다 빈치 코드>에 나오기도 했던 생 쉴피스 성당 인근은 봄, 가을에 몇 번씩 서는 골동품 시장으로 유명한 곳이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이곳은 생 쉴피스 성당 양식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묵주, 십자가, 성 모자상 등 기기묘묘한 각종 성구들을 구할 수 있는 곳이어서 파리만이 아니라 지방에서도 많은 사람이 올라와 늘 북적대던 곳이었다. 인근에 기적의 메달 성당이 있어 이 성당을 찾는 순례자들도 주요 고객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성구는 드물고 거의 모든 종류의 골동품들을 볼 수 있는 장이 서곤 한다. 뿐만 아니라 광장 주변에는 20세기 후반 40년 동안 세계 패션계를 이끌었던 이브 생 로랑 등 유명 오트 쿠튀르 부티크들이 들어서 있기도 하다.

생 쉴피스는 부르주 주교였고 성당은 생 제르맹 데 프레 수도원에서 세운 것이다. 건물은 16세기에서 17세기에 이르는 동안 무려 8명의 건축가가 손을 대 양식이 실종된 성당이 되어버렸다. 그리스 로마 양식에 르네상스 식 아치가 올라가고 한쪽 종탑은 완성되었지만 다른 쪽은 미완성으로 남아 있다. 이 성당에서는 보들레르와 사드가 세례를 받았고 빅토르 위고의 결혼식이 거행되기도 했다. 성당의 제단 쪽 바닥에는 구리로 자오선이 지나가는 표시를 해놓았다.

미술 애호가들에게 이곳은 들라크루아의 벽화와 천장화로 유명한 곳이다. 1849년부터 1861년 사이에 그려진 <사탄을 물리치는 성 미카엘>, <천사와 싸우는 야곱> 등의 성화들은 낭만주의 특유의 활달하고 거침없는 터치가 느껴지는 19세기 성당화 중 최고의 걸작으로 꼽힌다. 성당 중앙홀 두 번째 기둥에는 베네치아 공화국이 프랑수아 1세에게 선물한 대형 조개로 만든 성수반이 있다. 1745년 루이 15세가 성당에 기증해 이곳에 들어오게 되었다. 생 쉴피스 성당에서 눈여겨보아야 할 또 한 가지는 프랑스에서 가장 큰 파이프 오르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