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카데미아 미술관

Galleria dell’Accademia

   
[ 아카데미아 미술관 ]

14세기에서 18세기 사이에 그려진 회화 작품들을 소장하고 있는 이곳은 베네치아 예술의 걸작들을 모두 소장하고 있는 곳이다. 조반니 벨리니의 <마에스타>, 안드레아 만테냐의 <성 조오지>, 조르조네의 그 유명한 <폭풍우>, 티치아노의 <피에타>, 베로네세의 <레위의 집에서의 식사> 등 이루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베네치아 및 이탈리아 회화의 걸작들을 볼 수 있다.


주요 작품


조반니 벨리니 (1400~1470), <산 조베 성당 제단화>,1480, 목판화, 258×471cm

이 그림이 완성되었을 당시 사람들은 많은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원근법도 한몫을 했지만 무엇보다 밝고 화려하고 사실적인 색이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그 후 16세기 말 베네치아 화가들은 화려한 색을 즐겨 사용하게 된다. 그림 오른쪽의 화살을 몸에 맞은 채 서 있는 인물은 화살을 맞고 순교한 성 세바스티아누스다. 이 그림은 음악을 연주하는 천사들로 유명하다.

조르조네 (1477~1510), <폭풍우>,1510, 캔버스에 유채, 59×68cm

[ 조르조네의 <폭풍우> ]

수많은 해석을 낳은 이 그림은 베네치아 르네상스 회화의 걸작 중 하나다. 조르조네는 과작(寡作)의 화가로 작품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 또한 그림의 수많은 해석은 해석 자체만으로 몇 권의 책이 될 정도다. 실제로 그림은 보면 볼수록 수수께끼 같기만 하다. 16세기 초 젊은 귀족들은 신비주의에 몰두하고 있었고 이 때문에 숨겨진 의미가 들어있는 그림들을 선호했다. 조르조네는 이들을 위해 그림을 그렸고 이 그림 역시 그런 작품들 중 하나다. 벨리니에 이어 많은 제자들을 거느렸던 조르조네는 이 그림에서 위협, 에로티시즘, 자연과의 합일, 멜랑콜리 등 다양한 감정 상태를 표현했다. 그의 그림은 전체적으로 목가적 삶을 동경하는 고대와 당시 르네상스 귀족들의 취향을 잘 반영하고 있다.

틴토레토 (1518~1594), <성 마가의 시신 운구>,1562, 캔버스에 유채, 315×398cm

[ 틴토레토의 <성 마가의 시신 운구> ]

이 그림의 극적인 장면 구성은 깊이를 추구한 틴토레토의 공간 감각에서 유래한다.

천둥 번개가 치는 날 모든 사람이 몸을 피한 틈을 타 베네치아의 두 상인이 알렉산드리아에서 산 마르코, 즉 성 마가의 시신을 훔치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여기서 천둥 번개는 시신을 훔치는 일이 하늘의 뜻임을 나타낸다.

파올로 베로네세 (1528~1588), <레위의 집에서의 식사>,1573, 캔버스에 유채, 1,310×555cm

[ 무엇보다 색을 중시한 베로네세의 <레위의 집에서의 식사> ]

길이가 13m가 넘는 이 대형 그림은 산 자니폴로 도메니코 수도회의 식당을 장식하던 그림이다. 이후 티치아노가 그린 <최후의 만찬>이 대신 그 자리에 들어가지만 티치아노의 그림은 화재로 불타 없어지고 만다.

베로네세는 성화에 어울리지 않는 화려한 인물들을 삽입했다는 이유로 종교재판을 받게 된다. 당시 종교재판은 엄청난 힘을 갖고 있었다. 실제로 베로네세의 그림에는 취한과 강아지, 하인 등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인물들이 많이 등장한다. 심문대에 선 베로네세는 예술의 자유를 주장하며“화가는 자신의 생각을 따라 어떤 상황, 어떤 주제도 다룰 수 있다.”는 당시로서는 꿈도 꾸지 못할 대담한 변론을 폈다.

결국 베로네세는 작품의 제목을 <최후의 만찬>에서 <레위의 집에서의 식사>로 바꾸었다. 레위는 신앙이 없는 징세 청부인이었다. 제목을 바꾼 후 베로네세는 이전보다 더 많은 자유를 누리며 그림에 손을 댔다.

베로네세는 연극적 구성, 화려한 색채, 건축과 회화의 조화 등을 추구한 베네치아파 화가로 후대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화려한 의상과 보석에 대한 세밀한 묘사는 압권이다. 또 베로네세는 그림 속에 일상의 인물들과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오브제들을 삽입해 그림에 사실적 차원을 부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하지만 이 모든 의상, 보석, 일상적인 사람들 등은 그림에서 무엇보다 색이 중요하다고 믿고 있던 베로네세의 생각을 구현하기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