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디 JEUDI
시간을 되감는 로마 예술 기행
이탈리아 로마 | 2022.03.10
로마 주요 정보

골라가는 재미가 있는 로마의 광장들
초대 교회의 신앙이 녹아 든 예술 작품, 성당
남보다 쉽게 보는 로마 박물관
골라가는 재미가 있는 로마의 광장들

Roma 스페인 광장
좁은 골목 수백 개가 얽히고 만나는 로마는 ‘광장의 도시’다.
모양도 분위기도 제 각각인 광장들이 몇 걸음마다 하나씩 눈앞에 펼쳐진다. 그 중에서도 나보나, 트레비, 스페인 광장은
꼭 한 번은 지나게 되는 로마 광장의 대표 선수.
세 광장의 매력을 조금씩 맛보고 가자. 우연히 마주치는 광장
보다 몇 배 더 재미있다.
젊은 활기 가득한 ‘물 좋은’ 광장, 스페인 광장
스페인 광장은 로마에서 가장 ‘물 좋은’ 광장이다. 로마 멋쟁이 젊은이들의 약속 장소일 뿐 아니라 로마를 찾은 세계 각국의 관광객이 가방 놓고 제일 먼저 달려와 로마의 ‘오늘’을 즐긴다. 언덕 위로 이어진 137개의 계단에 바글바글 앉아 있는 사람들은 마치 ‘로마’ 라는 공연을 보러 모여든 관객 같다.
스페인 광장에 오면 멀뚱멀뚱 서 있지 말고 계단에 꼭 앉아보자.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헵번이 이탈리아 아이스크림 ‘젤라토’를 맛있게 먹던 곳이, 지금은 전세계 젊은이의 아지트가 되어 있다.
지도를 펼쳐놓은 배낭여행객,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세련된 옷차림의 젊은 여성, 몇 시간째 마주 앉아 속삭이는 연인 사이에 앉으면 함께 로마를 즐기는 묘한 동질감이 느껴진다.
계단 앞에는 조각배 모양의 바르카차 분수가 있고 정면으로 뻗은 콘도티 가는 최고급 브랜드가
모인 럭셔리 쇼핑가다. 콘도티 가를 바라보고 왼쪽(스페인 광장 26번지)에는 영국 낭만주의 시인
키츠가 살던 집이, 광장 31번지엔 이탈리아 현대
화가 키리코의 작품을 볼 수 있는 키리코 박물관이 있다. 콘도티 가 84번지는 바그너, 괴테, 스탕달 등 내로라 하는 예술인들이 즐겨 찾던 카페
그레코. 이 집 에스프레소를 먹으러 매일 오는
현지인도 있다. 트리니타 데이 몬티 성당이 있는
계단 위로 올라가면 스페인 광장의 활기를 한 눈에 담을 수 있다.
Cafe & Restaurant
■■■ 카페
카페 그레코 L'Antico Caffe Greco
1760년에 문을 연 로마에서 가장 오래된 카페. 키츠, 괴테, 스탕달 같은 작가는 물론 바그너 같은 작곡가를 비롯해 영화배우 소피아 로렌까지 많은 유명 인사들이 거쳐갔다.
- Via dei Condotti, 86
- ☎ (066)782-554
- 매일 08:00~21:00
■■■ 레스토랑
일 리스토란테 34 Il Ristorante 34
콘도티 가 쇼핑을 마치고 들르기 좋다. 호박으로 맛을 낸 크림소스 스파게티가 일품이다.
- Via Mario dei Fiori 34
- ☎ (066)795-091
- 화~일 12:30~15:00, 19:30~23:00
로마 쇼핑은
‘메이드 인 이탈리’로
로마에선 50만 원짜리 명품 셔츠 1벌 대신 1만
원짜리 셔츠 50벌을 사자. 로마 거리를 걷다 보면 셔츠, 넥타이, 가방 등 단품을 전문으로 판매
하는 소규모 부티크를 자주 볼 수 있다. 이 곳 제품들은 가격도 저렴한데다가 디자인도 명품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로마에서 산
명품 가방도 ‘메이드 인 차이나’를 달고 있는 요즘, 이 곳 제품들이 가진 이탈리아 특유의 멋스런
디자인과 화려한 색감은 진짜 ‘메이드 인 이탈리’가 어떤 것인지를 보여준다.

Roma 나보나 광장
로마의 ‘몽마르트르’, 나보나 광장
로마의 ‘몽마르트르 언덕’, 나보나 광장은 진한 커피 향과 흥겨운 음악으로 가득하다. 20대 후반~30대의 로마 사람들은 즐겁고도 우아한 나보나 광장 노천 카페를 최고의 약속 장소로 꼽는다. 초상화를 그리는 화가와 카페에 앉은 관광객을 향해 멋들어진 선율을 선사하는 거리의 악사, 동전 바구니를 앞에 두고 몇 시간째 꼼짝 없이 서있는 행위예술가까지, 나보나 광장에선 눈과 귀가 쉴 틈이 없다.
나란히 줄 맞춰 선 3개의 분수는 광장에 우아함을 더하는 3색 매력. 북쪽이 넵튠 분수, 가운데가 4대 강 분수, 남쪽은 무어 인의 분수다. 그 중에서도 베르니니가 만든 4대 강 분수에 가장 많은 사람이 몰린다. 4대 강을 상장하는 네 거인 중에 얼굴 가린 거인을 찾아보자. 베르니니가 자신의 라이벌 보로미니가 건축한 산타네세 인 아고네 성당이 보기 싫어 거인의 얼굴을 가렸다는 진짜 같은 거짓말이 전해진다. 산타네세 인 아고네 성당을 비롯해 우아한 바로크 양식의 건물들로 둘러싸인 타원형 광장은, 로마 공화정 시대 경기장이 있던 곳이다.
나보나 광장에선 노천 카페에 들러 휴식을 즐기자. 스페인 광장 같은 ‘공짜 좌석’은 없지만 거리의 예술가들이 펼치는 ‘공짜 볼거리’가 많다.
Bar & Restaurant
■■■ 와인 바
베비토리아 나보나 Bevitoria Navona
나보나 광장 근처에서 가장 유명한 와인 바. 현지인이
즐겨 찾는다.
- Piazza Navona, 72
- ☎ (066)880-1022
- 매일 오후 12:00~새벽 01:00
■■■ 레스토랑
인살라타 리카 2 Insalata Ricca 2
피자나 스파게티가 느끼하다면 이 곳에서 다양한 샐러드를 맛보자. 가장 인기 있는 샐러드는 양상추, 샐러리, 호두, 사과, 고르곤졸라 치즈가 들어간 바이레스 (Baires)다.
- Piazza Pasquino, 72
- ☎ (066)830-7881
- 매일 12:15~15:15, 19:00~24:30

Roma 트레비 광장의 트레비 분수
매일 가도 새로운 재미, 트레비 광장
트레비 광장은 로마 최고의 ‘부자’ 광장이다. 관광객들이 쉴 새 없이 동전을 던지는 트레비 분수가 바로 이 곳에 있기 때문. 좁다란 골목을 지나 갑자기 나타나는 트레비 분수는 로마에서 가장 아름다운 분수이기도 하다. 분수, 사람 구경에 동전 구경까지 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오래 머물게 되는 곳이다. 구경하는 재미에 빠져 로마를 여행하는 동안 매일 이곳을 찾는 관광객도 많다.
아담한 광장은 밤낮으로 발 디딜 틈 없이 북적댄다.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물살을 가르며 나오는
다이나믹한 분수 조각을 감상하는 사람보다, 분수에 동전을 던지려는 사람이 더 많다. 첫 번째
동전은 ‘로마에 다시 오게’, 두 번째는 ‘사랑이
이뤄지게’ 해달란 의미지만 세 번째는 던지기 전에 생각해 볼 것. ‘이별하게’ 해달란 뜻이란다.
오른손에 동전을 쥐고 왼쪽 어깨 너머로 던져야
효험이 있다는 속설은 만국 공통인지, 모두 똑같은 포즈로 동전을 던진다.
분수를 바라보고 오른쪽에 있는 젤라토 가게에서 레몬 젤라토를 맛보자. 다른 집보다 시지 않고 상큼하다. 로마에서 가장 낭만적인 호텔에 묵고 싶다면 트레비 분수를 마주보는 호텔 폰타나도 좋은
선택이다. 고요한 새벽부터 은은한 조명 밝힌 밤까지 24시간 변하는 트레비 분수의 매력에 폭
빠진다.
Hotel & Bar
■■■ 호텔
호텔 폰타나 Hotel Fontana
- Piazza di Trevi, 96
- ☎ (066)791-056
- 객실수 25
■■■ 와인 바
비네리아 일 키안티 Vineria Il Chianti
트레비 광장을 밤에 찾았다면 이곳에서 와인 한 잔. 토스카나 지방을 대표하는 몬테풀치아노, 키안티 산 포도주를 맛볼 수 있다.
- Via del Lavatore, 81-82
- ☎ (066)787-550
- 매일 새벽 02:30까지
초대 교회의 신앙이 녹아 든 예술 작품, 성당

Roma 베드로 성당
골목을 돌아가면 또 성당이 보인다. 이것이 로마의 매력이라
면 매력이다. 로마의 성당은 건축사적으로도, 예술사적으로도
큰 의미를 지니는 하나의 박물관이다. 갔다 와서 후회 말고,
꼭 봐야 할 성당, 작품은 짚어보고 떠나자.
400 여 개의 크고 작은 성당이 있는 곳이 로마다. 골목마다 두세 개의 성당이 있으며 광장을
가운데 두고 성당이 서로 마주 보고 있는 곳도
있다.
건축학적으로 보면 로마의 성당은 바실리카 식, 중세 고딕, 르네상스 식, 바로크 시대의 예수회 양식 등으로 나누어진다. 바실리카는 그리스 궁전 양식에서 따온 것으로 장방형의 내부에 기둥을 2열로 세워 지붕을 올린 양식을 말한다. 원래는 공공 장소나 시장으로 사용되었던 곳이다. 기독교가 공인되면서 로마의 공공 집회 장소를 예배를 보는 장소로 이용하거나 옛날 신전들을 건축했던 기둥이나 벽체들을 이용해 성당을 새로 지으면서, 바실리카라는 이름이 그대로 성당을 지칭하는 말이 되었다. 초기 기독교 시대와 중세의 성당 양식으로 대표적인 곳이 산 조반니 인라테라노 성당이다.
이후 프랑스 파리를 중심으로 건축이 시작되어
전 유럽으로 퍼져간 대부분의 고딕 성당은 세로
축이 긴 라틴 십자가 형태로 지어졌고, 십자가의 두 축이 길이가 같은 그리스 식 십자가 형태로
지어지기도 한다. 그리스 십자가를 닮은 성당으로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티칸의 성 베드로 성당이다.
15세기에서 16세기까지 많이 활용된 르네상스
양식은 중앙의 돔을 중심으로 가로와 세로의 길이가 같은 그리스 식 십자가 형태를 한 성당을
말한다. 이후 종교개혁에 반대하는 예수회 양식이 유입되어 화려한 정면과 실내 장식을 갖춘
성당이 들어서게 된다. 현재 로마에 있는 많은
성당들이 대부분 바로크 양식의 정면과 실내 장식을 보여준다.

Roma 시스티나 성당의 <천지창조>
성당의 종류
유럽을 여행하다 보면 많은 성당을 보게 되고 가는 도시마다 중요한 성당 한 두 곳은 꼭 들어가 보게 된다. 어떤 경우는 서너 곳을 들러 보기도 한다. 기독교 문명이 일상 생활은 물론이고 문화 예술 전체를 지배했던 유럽에서는 당연한 일이다. 물론 신자들에게는 순례의 길이 될 수도 있지만, 고역으로 느껴지는 이들도 있다. 특히 성당의 건축 양식이나 종류를 지칭하는 용어들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모호해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 기독교는 서구로부터 유입된 종교이기 때문에 성당 건축이나 직급, 예배, 각종 조직들을 지칭하는 용어들이 복잡한 것이 사실이다. 가톨릭 조직과 관련이 있는 성당은 다음과 같이 구분 할 수 있다.
■ 교구 성당
가톨릭 사제가 집전하는 소 교구 성당을 지칭한다.
■ 수도원 부속 성당
수도원이나 수녀원에 부속된 성당이다.
■ 대성당
흔히 영어로 캐서드럴Cathedral이라고 부르는 성당으로 대교구의 주교좌가 있는 성당이다.
■ 바실리카
교황이 직접 미사를 집전하는 성당을 지칭한다. 건물
양식을 지칭하는 의미와는 구별해서 이해해야 한다.
따라서 바실리카는 다른 성당에 비해 크고 화려하다.
현재 원칙적으로는 로마에 있는 4개의 성당만이 이런 의미를 지닌 진정한 의미의 바실리카다. 산 피에트로(성 베드로 성당), 산 파올로 푸오리 레 무라(성벽 밖의 성 바오로 성당), 산타 마리아 마조레, 산 조반니 인 라테라노 등이 이들 성당이다.
■■■
꼭 봐야 할 성당 10곳

성 베드로 성당

성 베드로 성당 중앙 돔
성 베드로 성당
San Pietro
세계에서 가장 높은 136m 높이의 미켈란젤로가 설계한 돔이 있는 성 베드로 성당은 그 자체로 하나의 성소이자 박물관이고, 동시에 미술관이다. 미켈란젤로가 그린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화와 벽화 <천지 창조>와 <최후의 심판>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베르니니가 설계한 광장과 오벨리스크 또한 성당의 일부분이다. 성 베드로 성당 외에도 바티칸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진귀한 조각과 회화 작품들은 시간을 들여서 관람해 볼 만한 명작들이다.

판테온
판테온
Pantheon
지어진 지 2000년 된 판테온은 원래는 이교도의 신전이었으나 중세에 들어 성당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높이와 돔의 지름이 똑같이 43.3m 로 설계된 건물은 놀라운 균형감각을 보여준다. 중앙 돔 한 가운데 뚫린 구멍으로 들어오는 햇빛을 보지 못하면 로마를 보지 못한 것이나 다름 없다. 이 성당에는 라파엘로의 묘가 있다.

산타 마리아 마조레 성당

내부
산타 마리아 마조레 성당
Santa Maria Maggiore
‘한여름에 눈이 내릴 것이니 그곳에 성당을 지으라’는 계시를 받고 지어진 성당이다. 여러 시대의 양식들이 조화롭게 공존하고 있는 성당으로도 이름 높다. 바닥의 모자이크는 서기 5세기 경 최초로 성당이 지어질 때의 것 그대로이다. 외부의 종탑은 로마에 있는 것 중 가장 높으며 75m에 달한다. 르네상스 때 천장의 요철 장식이 이루어졌고 바로크 때 두 개의 돔과 성당 정면이 현재와 같은 모습으로 건축된다.
산 안드레아 알 퀴리날레 성당산 카를로
알레 콰트로 폰타네
San Andrea al QuirinaleSan Carlo alle Quarto Fontane
이 두 성당은 같은 거리인 퀴리날레 가 29번지와 23번지에 위치해 있다. 산 안드레아는 베르니니의 작품이고 산 카를로 성당은 또 한 사람의 바로크 건축가인 보로미니의 작품이다. 협소한 공간에 지어진 두 성당은 바로크 건축의 진수를 그대로 보여준다.

제수 성당

제수 성당 내부의 실내 벽화
제수 성당
Gesù
가톨릭의 한 교파인 예수회 로마 본당이다. 16세기 말, 종교개혁에 반대해 가톨릭을 옹호하기 위해 지어진 이 건물은 이후 유럽에 건축되는 성당의 모델 역할을 하게 된다. 신교는 지옥으로, 구교는 천당으로라는 이분법이 지배하는 실내 벽화 등이 이채롭다. 베르니니가 조각한 산 로베르토 벨라르미노의 조각상은 마치 살아있는 성 자를 대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산타 마리아 델 포롤로 성당
산타 마리아 델 포폴로 성당
Santa Maria del Popolo
15세기 말에 지어진 이 성당은 성당 자체도 아름답지만, 무엇보다 풍운아처럼 짧은 생을 살다
간 화가 카라바조의 명작 <성 베드로의 순교>가
있어 세계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곳이다. 예수님과 똑같은 자세로 십자가에 매달릴 수 없다고
해서 거꾸로 매달려 순교한 베드로를 묘사한 그림이다.
산 피에트로 인 빈콜리 성당
San Pietro in Vincoli
예루살렘과 로마에서 베드로를 묶었던 두 사슬을 가까이 놓아두었더니 저절로 용접이 되었다는 전설을 간직한 성당이다. 지금도 성당 안에는 붙어있는 두 개의 사슬이 보존되어있다. 이 성당에는 미켈란젤로의 필생의 역작이었으나 교황 율리우스 2세가 약속을 지키지 못해 미완성으로 끝나고 만 <율리우스 2세의 영묘>가 있다.
유명한 <모세>상이 있는 곳이 바로 이 성당인데 프로이트의 해석으로 그 이름을 알린 작품이기도 하다.

산 조반니 인 라테리노 성당

내부
산 조반니 인 라테라노 성당
San Giovanni in Laterano
기독교를 공인한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세운 최초의 성당이다. 후일 여러 차례 걸쳐 증개축되었지만, 이 성당은 교황이 로마 주교의 자격으로
머물던 곳으로 1870년 이탈리아가 독립할 때까지 교황이 삼중관을 수여받는 곳이기도 했다.
산 클레멘테 성당
San Clemente
베드로에 이어 제4대 교황을 지낸 클레멘스 성자가 살았던 곳에 지은 성당이다. 성당은 4세기 때 건립되었고 노르만 족의 침입 시 파괴된 것을 12세기에 복원했으며, 18세기 들어 다시 개축했다. 1938년에 발굴된 지하 카타콤베에는 16개의 무덤이 있고, 1967년 발굴된 작은 욕실은 세례를 줄 때 사용되었던 곳으로 추정된다.
남보다 쉽게 보는 로마 박물관

로마의 박물관은 불친절하다. 입장료는 비싸기까지 하다. 게다가 성수기만 되면 뙤약볕 아래 긴 줄은 예사이다. 이 정도는 각오하고 떠나도록 하자. 수천 년된 세기의 작품을 내눈
앞에 마주한다는 것은 그만큼 고된 일이다.
6월 중순에서 8월 말 사이의 관광 시즌에는 로마의 유명 박물관에 들어가기 위해 길게 줄을 서서 기다려야만 한다.
특이한 점은 상당수의 박물관과 미술관들이 정해진 개관 시간을 잘 지키지 않는다는 데에 있다. 따라서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수고도 수고지만 변화무쌍한 개관 시간에 유의하자.
일반적으로는 월요일에 휴관하고 화요일에서부터 일요일까지, 아침 9시에서 오후 2시 사이에 문을 연다. 또한 많은 곳이 일요일에는 오후 1시까지 문을 연다.
요즈음은 밤 10시까지 문을 여는 곳도 있지만
극히 예외적인 몇 곳을 제외하면 아직은 드문 편이다. 명심해야 할 것은 휴관 날짜는 물론이고
시간조차도 변덕이 심다하는 것이다. 치우소
Chiuso라고 써 있으면 휴관이다. 불규칙함을 이탈리아의 매력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고약한 매력이다. 또 한 가지 불편한 점은 거의 모든 설명이나 안내가 이탈리아어로 되어 있을 뿐 외국인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바티칸 박물관 브라치오 누오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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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요금은 이렇게 아끼자
로마의 박물관은 전체적으로 상당히 비싼 편이다. 원칙적으로 18살 미만과 65세 이상은 유럽
연합의 협약에 따라 무료이거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으니 항상 여권이나 신분증을 지참할 필요가 있다. 박물관 카드도 십분 활용한다.
‘ROMA ARCHEOLOGIA CARD’로는 콜로세움,
팔라티노 박물관, 국립 로마 박물관, 카라칼라 온천 등 유명 박물관 및 유적지를 둘러볼 수 있다. 바티칸 박물관은 포함 안 된다는 사실을 유념하자. 7일 연속으로 사용할 수 있다.
혹은 3일 동안 알템프스 궁, 마시모 궁 등을 방문할 수 있는 ‘BIGLIETTO 4 MUSEI’도 저렴하면서 권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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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가봐야하는로마의박물관4
도시 자체가 박물관인 로마. 보물은 다 이 네 곳의 박물관에 있다.

바티칸 박물관 정원

바티칸 박물관 라파엘로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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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 박물관
베드로 성당을 비롯해 시스티나 성당의 벽화, 그리고 라파엘로의 방 등, 바티칸 시국의 행정을
담당하는 건물 이외의 모든 건물이 박물관이라고 보면 된다. 박물관 입구는 비알레 바티카노
Viale Vaticano에 있다. 입장하면 1932년 주세페 모모가 설계한 멋진 나선형 계단을 통해 위층으로 이동할 수 있다. 매월 마지막 일요일은 무료 입장이다(매월 마지막 일요일이 부활절이나
성탄절, 산 스테파노 등의 공휴일과 겹치면 휴무이다).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는 08:45~14:20
사이에 문을 열며(11월에서 다음해 2월까지는 12:20까지만 문을 연다) 토요일은 08:45~13:45
사이에 문을 연다. 일요일은 문을 닫는다. 고대
이집트 유물에서 현대 예술까지, 그리고 장르별로도 회화, 조각, 공예, 고서 벽화 등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 최고의 박물관이다.

카피톨리노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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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톨리노 박물관
화요일에서 일요일까지 09:30에서 19:00 사이에 문을 연다. 토요일은 11:00부터 문을 연다. 로마 일곱 언덕 중 하나인 카피톨리노 언덕에 있는
이 박물관은 팔라조 데이 콘세르바토리와 팔라조 누오보(신관) 두 개의 독립된 건물로 이루어져 있다. 고대 로마 시대의 조각에서 르네상스와
바로크 조각과 회화를 소장하고 있다. 바티칸 다음으로 꼭 관람해야 할 중요 박물관으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기마상, 콘스탄티누스황제의 거상, <죽어가는 갈리아인>, 로물루스와 레무스를 키운 <암늑대 상> 이외에 베로네세, 카라
바조, 티치아노, 틴토레토, 루벤스 등의 서구 회화와 조각의 정수를 감상할 수 있다.

5 보르게세 박물관

베르니니 <아폴로와 다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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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게세 박물관
화요일에서 일요일까지 09:00~19:00 사이에 문을 연다. 로마 시 중심부를 바로 벗어난 북쪽 외곽에 위치해 있는데 아름다운 정원이 볼만하다.
내부에는 바로크 최대의 건축가이자 조각가였던
베르니니의 작품들 중 최고 걸작들이 소장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초기 바로크 대표
화가인 카라바조, 신고전주의의 대가 카노바의
작품도 볼 수 있다. 티치아노의 우의적 그림 <성스러운 사랑과 세속적인 사랑>도 여기에 있다.
바로 옆에 붙어있는 줄리아 박물관은 로마 건국
이전에 이탈리아 땅에 거주했던 에트루리아 인들의 유물이 보관되어있다. 도자기와 석관이 볼
만하다.
4
로마 국립 박물관
로마 국립 박물관은 로마 시내 네 곳에 분산되어있다. 이 중 가장 중요한 박물관은 마시모 궁에 있는 박물관이다. 1870년 이후 로마에서 발굴된 고대 유물과 개인 소장자들이 기증한 유물들을 보관하고 있다.